베트남 사람들은 호치민을 왜 사이공이라고 부를까?

베트남 현지인들은 왜 호치민을 사이공이라고 할까요? 베트남의 제 1의도시인 호치민. 한국에서는 호찌민, 호치민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이 호치민에 대해 우리는 단순히 한가지 도시명으로 부르지만 베트남 현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사이공이라고 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사이공.. 어디서 분명히 들어본 것 같은데, 공식적으로 사용되는 도시명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사이공이라는 단어를 실질적으로는 사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어감이 익숙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오늘은 왜 호치민을 사이공이라고 부르는지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호치민 / 사이공 뭐가 맞을까?

베트남 현지인들과 대화를 해보면 Hochimih(호치민) 혹은 Saigon(사이공) 두가지를 모두 사용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외국인 입장에서는 다소 헷갈리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공항 코드를 확인해보면 SGN, 즉 사이공이라고 표시가 되어있어요. 이런 점은 더욱 혼란은 가중시킵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호치민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

 

사실 크게 문제될 것은 없기 때문에 사이공으로 하나 호치민으로 하나 크게 베트남 여행을 하거나, 현지인 친구들과 대화를 하는데에 문제는 없습니다. 저 역시도 혼합해서 많이 사용해요. 다만 호치민에 오래 거주를 하다보면 사이공이 좀 더 정감이 가는 어감인 것 같기는 합니다.

왜 사이공이라고 할까?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베트남의 역사에 대해 좀 더 살펴봐야하는데요. 베트남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역사에 대해서도 아주 간단한 상식선에서는 알아두면 좋은 것들이 있으니 역사가 싫더라도 조금만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베트남전은 1975년에 끝이 났는데요. 북베트남 vs 남베트남이지만 사실은 미국과 공산주의의 대결이기도 합니다. 냉전시대에 실제로 일어났던 큰 전쟁 중 하나인 베트남전에는 중국과 소련 등 공산 동맹국은 북베트남을 지지했고, 미국과 호주 등 자유주의 연맹은 남베트남을 도왔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이 전쟁은 베트남 북부가 전쟁에서 승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공산당의 혁명 지도자(호치민)인 총리를 기리기 위해 오래전부터 사용이 되어오던 도시명인 사이공 대신에 도시 이름을 사람 이름인 호치민으로 인위적으로 바꾸게 되었는데요.

이렇게 갑자기 도시의 이름을 바꾸게 되면서 도시를 부를 때 혼선이 빚어지는 건 당연한 순리겠죠. 무엇보다 이런 정책은 남부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쟁에서 승리한 북베트남의 선언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무엇보다 호치민이라는 게 사람 이름이었다는 점이 큰 의미를 지녔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뭐든 갑자기 너무 큰 변화가 다가오면 사람들이 적응을 잘 못하지만 매일 부르던 도시 이름이 하루 아침에 변해버린 것은 굉장히 급진적인 변화이기도 했고 당시 전쟁 직후에는 공산진영의 승리에 대해 불만이 많은 사람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심한 경우에는 나라를 떠난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고 하죠. 예를 들어 보트피플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살펴보면 북베트남 공산주의의 승리로 인해 도시 이름이 바뀌게 되었다는 이런 역사적인 배경이 있다고 할 수 있어요.

따라서 사실상 지금은 공식적으로는 호치민이라고 하지만 구어체로 대화할 때는 사이공이라고도 많이 하는 등 그냥 동의어와 같은 느낌입니다. 베트남이 공산주의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정치적으로 오랜기간 안정적인 체제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대부분의 베트남 사람들은 사실 정치적인 부분에 별로 관심도 없어 보이기는 합니다.

 

만일 이런 일이 한국에 있었다면 일부 정치병자들은 어떻게 부르냐 가지고 서로 싸우고 헐뜯겠지만, 이곳 현지에서는 사이공이라고 하든 호치민이라고 하든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사이공이 맞다, 호치민이 맞다 그런 식으로 반응하지 않아요. 결론적으로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지만 본인이 부르기 편한대로 부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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